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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직 장마철이 되려면 좀 남은 것만 같은데, 비는 한없이 쏟아져내린다.
괜히 비만 오면 마음만 심난해져오는 데 말이다.

어떤 이들은 비 내리는 소리에 좋아하고,
어떤 이들은 비 내리는 소리에 술을 찾는다.
어떤 이들은 우산 아래에서 때아닌 로맨스를 즐기며,
어떤 이들은 하늘에 내리는 빗속에 눈물을 감춘다. 

과연 나는 어디에 속할까? 내 자신에게 물어보지만, 난 그 어느 쪽이든 제대로 속하진 않는 듯하다.

비를 좋아하는 이 때문에 덩달아 좋아하기도 하고,
비 내리는 소리 덕분에 뜨끈한 파전과 시원한 동동주도 생각나고,
비오는 날의 우산 아래 로맨스도 회상하게 된다.
가끔은 내리는 빗속에 몸을 숨겨 내 볼을 적시는 눈물도 숨기게 된다.

비 오는 날의 추억거리가 몇가지 있다.

그것들 중 한가지는 옛날 과수원(할아버지 댁에서..)을 할 무렵, 비오는 날... 그 때에는 비오는 날이 그리 좋을 수 없었다. 비가 개이고, 과수원의 사과 나무 앞에 서서 잘 익은 사과에 어여쁘게 맺혀진 물방울이 그리 이쁠 수 없었다. 한참 비를 맞고 돌아다니던 강아지를 이제서야 털에 묻은 빗방울을 털어 대며 부산을 떨었고, 비를 피해 나뭇가지들 사이 둥지에 몸을 숨겼던 새들도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할 때의 그 모습은 아마 그 당시를 보지 않은 사람은 느낄 수 없는 감흥이 있다.

다른 이야기를 더 꺼내고 싶지만, 가슴깊이 묻혀두고 꺼내고 싶지 않은 기억거리이기에 접어두고 싶다.

후움...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...
비도 서서히 그쳐가는 걸 보니, 울적해졌던 마을이 좀 안정되어 간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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